어머님을 뵙기 전, 잠 못 이룬 밤

어젯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새벽 3시도 되기 전에 눈이 떠졌다.
이불을 덮으면 덥고, 걷어차면 다시 썰렁해지고…
그런 반복 속에서 뒤척이고 또 뒤척였다.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자꾸 시계를 확인하게 된다.
눈은 따갑고 무엇을 하기엔 너무 애매한 그 새벽.
그저 눈을 감고 조용히 누워 있다가, 어느새 아침 6시가 되어 있었다.
눈을 감은 채 명상을 해보고,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잠을 청했지만…
오늘은 실패였다.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는 걸까.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뭘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어머님을 뵈러 가기로 한 날이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그 순간 마음 한켠이 뻐근하게 내려앉았다.
어머님은 작년부터 요양원에 계셨다.
최근 들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하셨고,
이제는 음식도 물도 드시지 못하는 상황.
혹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가족들이 번갈아 어머님을 뵙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어머님 생각이 자주 났고,
이상하게도 자꾸 보고 싶었다.
나 역시 나이가 들어가며,
그동안 어머님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우셨을지 조금씩 이해가 된다.
묵묵히, 고생만 하시다 이제는 아무 말도 못 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마음이 편치 않다.
밤새 뒤척이며,
‘무슨 말을 해드려야 할까’,
‘어떻게 작별인사를 드려야 할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방식대로 진심을 담아 인사드리는 것뿐이다.
어머님의 손을 꼭 잡아드리고,
부드럽게 얼굴을 쓰다듬어드리고,
귀에 대고 조용히 이렇게 속삭이고 싶다.
“어머님,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했고… 사랑합니다.”
나는 둘째 며느리지만
어머님과 가장 자주 뵈었고,
시골일도 가장 많이 도왔던 사람이었다.
일도 잘했기에 자연스럽게 시골도 자주 찾았다.
그렇게 함께했던 시간들이
지금에서야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머님이 어떻게 힘겹게 자식들을 키워오셨는지 알기에,
이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더 무겁다.
그래서일까,
오늘따라 자식된 이 마음이 더 아프고 짠하다.
이제는 일어나 준비해야겠다.
잠은 이미 떠나갔고,
못 잔 잠은 오늘 밤에 다시 불러보면 되지.
지금은… 어머님을 만나러 가는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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